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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정 한국기원 총재 2020년 신년사

작성자
한국프로기사회
작성일
2019-12-27
조회수
704



▲임채정 한국기원 총재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바둑인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올 한해 여러분 가정에 행복과 희망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작년 뜻하지 않게 한국기원을 맡게 되어 한국 바둑계와 남다른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지난해 한국기원은 집행부가 바뀌는 과정에서 몇몇 대회가 차질을 빚는 등 여러 혼선이 빚어져 쉽지 않은 몇 개월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혔지만 아직도 우리 바둑계는 쉽지 않은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한국 바둑은 21세기에 들어서자마자 세계대회 20회 연속 우승 금자탑을 쌓는 등 한때 전성기를 구가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바둑의 오늘날 국제적 위상은 종전과 적잖게 다릅니다. 중국 바둑의 비약적 발전에 비하여 우리 바둑은 많이 위축되어 있습니다. 바둑계의 후원 환경도 종전과 다릅니다.

지난해 입단자만 스무 명이 배출됐습니다. 곧 전문기사 400명 시대가 다가옵니다. 전문기사들이 활약할 무대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려면 몇 배의 공을 들여야 합니다. 우리 바둑계는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한 도전에 직면해 있고 극복할 과제가 쌓여있다 할 것입니다.

경제적인 문제도 있지만 요사이 젊은층의 관심이 바둑에서 멀어지고 있는 현상도 바둑의 경쟁력 저하와 관계가 있을 것입니다. 전문기사들보다 실력이 더 강한 인공지능의 출현도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 바둑계가 당면하고 있는 이러한 엄중한 상황을 극복해야 합니다. 소속 기사들이 먼저 상황을 인식하고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대처해 나가야 합니다.

그동안 바둑계가 자생력을 키우는데 소홀히 하지 않았나 하는 점을 되돌아봐야 합니다. 당장 눈앞의 손익이 아닌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를 구상해 바둑계의 미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바둑인 모두가 손을 맞잡고 바둑 발전을 위해 중지를 모은다면 우리 바둑계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모든 바둑인들의 마음을 모으고 힘을 합쳐 굳건한 기반을 세우는데 한국기원은 앞장설 것입니다.

바둑계의 힘찬 변화에 관심을 부탁드리면서, 발전적인 제안에는 항상 문호를 열어놓겠습니다. 다시 한 번 새해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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